문과 이과, 성적으로 고르면 왜 후회할까
고1 겨울,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은 '잘하는 과목으로 가라'입니다. 그런데 그 기준으로 정한 사람들이 몇 년 뒤 가장 많이 후회합니다.
문과·이과(계열) 선택을 지금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만으로 정하면 후회할 가능성이 큽니다. 고등학교 성적은 그 과목에 대한 적성만이 아니라 이전 선생님, 학원, 그 시기의 흥미 같은 우연한 요인이 섞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봐야 할 것은 네 가지입니다 — ①막혔을 때 견디는 방식 ②혼자 파는 일과 사람을 상대하는 일 중 에너지가 도는 쪽 ③결과가 숫자로 분명해야 하는지 모호해도 괜찮은지 ④그 계열의 실제 직업이 하루 종일 무엇을 하는지. 성적은 이 네 가지를 확인한 다음에 보는 자료입니다.
01. 성적은 적성의 증거로 약하다
"수학 점수가 잘 나오니까 이과"는 가장 흔한 결정 방식입니다. 문제는 고등학교 한 시점의 성적에 적성 말고도 너무 많은 것이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중학교 때 그 과목 선생님이 좋았는지, 어느 시기에 학원을 다녔는지, 첫 시험에서 운 좋게 점수가 나와 자신감이 붙었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우연은 사라지지만 계열 선택은 남습니다. 그래서 "잘해서 갔는데 하기는 싫은" 상태가 대학에서 나타납니다. 취업 포털 사람인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2.7%가 전공 선택을 후회한다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후회의 상당 부분은 능력이 아니라 방향의 문제입니다.
02. 성적 대신 봐야 할 네 가지
① 막혔을 때 견디는 방식
계열이 갈리는 결정적 순간은 잘 풀릴 때가 아니라 막혔을 때입니다. 답이 안 나오는 문제를 붙잡고 혼자 오래 씨름하는 게 견딜 만한 사람이 있고, 그 상태가 오래 가면 무너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후자는 답이 딱 떨어지는 영역보다 해석의 여지가 있는 영역에서 오래 버팁니다.
② 에너지가 도는 방향
혼자 몰입한 뒤에 충전되는 사람이 있고, 사람과 부딪히고 나서 충전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건 성격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연료의 종류입니다. 연료가 안 맞는 진로는 잘해도 소진됩니다.
③ 결과가 분명해야 하는가
맞고 틀림이 명확할 때 안심하는 사람이 있고, 정답이 없는 상태를 오히려 편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자에게 모호한 평가 기준은 계속되는 스트레스가 되고, 후자에게 정답만 따지는 환경은 답답함이 됩니다.
④ 그 직업의 '하루'를 알고 있는가
가장 많이 건너뛰는 항목입니다. 학과 이름이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오전 10시에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름만 보고 고른 진로가 후회로 이어지는 가장 흔한 경로입니다.
03. 그래서 어떻게 정하나 — 순서를 바꾸면 된다
| 순서 | 흔한 방식 | 권하는 방식 |
|---|---|---|
| 1단계 | 성적 좋은 과목 확인 | 기질 확인 — 위 네 가지 축에서 나는 어느 쪽인가 |
| 2단계 | 계열 결정 | 기질에 맞는 계열 후보 2~3개로 좁히기 |
| 3단계 | 학과 이름으로 선택 | 후보 계열의 실제 직무 하루 일과 확인 |
| 4단계 | — | 여기서 성적을 본다 — 후보 중 현실적으로 닿는 곳 판단 |
성적을 버리라는 말이 아닙니다. 성적을 마지막에 보라는 것입니다. 먼저 보면 후보를 지워버리고, 나중에 보면 후보 중에서 고르게 됩니다.
04. 이미 정하고 나서 안 맞는 것 같다면
계열을 바꾸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같은 계열 안에서도 일하는 방식은 크게 갈립니다. 공대 안에도 혼자 깊게 파는 자리와 사람을 조율하는 자리가 함께 있고, 인문계 안에도 숫자를 다루는 자리가 있습니다.
"계열을 잘못 골랐다"가 아니라 "이 계열 안에서 내 결에 맞는 자리를 아직 못 찾았다"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방향을 통째로 바꾸기 전에 그 안쪽을 먼저 보는 편이 손실이 적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문과 이과는 언제 정해야 하나요?
학교 교육과정상 선택 시점은 정해져 있지만, 판단의 재료는 그 전에 모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성적표는 매 학기 나오지만 기질과 직무 정보는 따로 찾아보지 않으면 모으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정 시점보다 최소 한 학기 앞서 후보를 좁혀 두는 것을 권합니다.
잘하는 과목으로 정하면 안 되나요?
안 된다기보다 그것만으로는 근거가 약합니다. 고등학교 성적에는 적성 외에 이전 학습 환경, 그 시기의 흥미 같은 요인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기질과 실제 직무를 먼저 확인한 다음, 후보를 좁히는 단계에서 성적을 보는 순서를 권합니다.
부모와 아이의 생각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하나요?
대개 부모는 안정성을, 아이는 흥미를 근거로 말하기 때문에 대화가 평행선이 됩니다. 제3의 기준을 하나 놓고 이야기하면 논쟁이 판단으로 바뀝니다. 기질 진단 결과처럼 양쪽 다 처음 보는 자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갓명은 문과·이과를 정해 주나요?
계열을 단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타고난 성향을 읽고 그 결에 맞는 계열 방향과 직무 유형, 반대로 피하는 편이 나은 환경을 알려 드립니다. 최종 선택은 그 자료를 놓고 본인이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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